[21.11.30] 오늘의 끄적임
오늘의 끄적임.
회사 처음으로 늦잠으로 인한 지각을 했다.
일어나자마자 기술이사님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일어났습니다." 이실직고 한 뒤, 한 참 멍을 때렸다. 평소 같았으면 피곤함에 눈꺼풀이 무거웠을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눈이 맑고 가벼웠다. 다른 날도 아니고, 특히 회사가 바쁜 요즘에 지각을 하니 마음이 이상했다. 어제 12시 반이 넘어가는 시점에 퇴근해서 택시 타고 집에 왔을 때에도 이상하게 몸이 무겁지 않았다. 요즘 내가 진행하는 개발 파트에 재미가 붙었기 때문이었을까. 현실은 12시 반까지도 생각한대로 코드 구현이 되지 않아 실패감을 갖고 포기선언을 한 뒤 돌아온 시점이었는데 말이다.
대충 배민으로 도시락을 시켜먹고 씻고 회사를 출근하고 앉았는데, 다행히도 다들 오늘 나의 지각에 대해 유쾌하게 대해주셨다. 막상 앉고 나니 여유가 생긴다. 어제는 외근에 야근으로 심리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코딩을 했으니, 오늘은 오늘의 내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잘 해내주겠지! 라는 마음이 든다.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려 인터넷 브라우져를 키고 서칭을 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이렇게 살아도 되나?' 라는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허무하게 오전 반차를 날리고, 시간을 보낸 건, 누워서 디즈니 플러스를 보고, 배달 음식을 먹는 행위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낼 때마다 생각이 드는 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겠다고 매 주 일요일마다 기도하고 찬양부르는 내가, 하루하루를 이렇게 보내는 게 맞는건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온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내게 심어주신 양심이 부르짖는 것을 문득 들어버린 것이겠지. 양심의 영역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굉장히 기민하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타락(?)한 나날들을 보내며 양심의 영역 위에 더러운 욕망이라는 폭설로 덮어버려도, 차갑게 내려앉은 욕망 덩어리들 사이사이마다 자그마한 구멍들이 있고, 그 안으로 따듯한 빛 줄기가 세어나오는 듯하다.
양심이 알려주듯, 말씀을 읽고 살아가는 것을 잊지 말자.
하나님의 말씀을 늘 생각하자.
로마서 8장 28절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서 유익함을 얻습니다."